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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작은 영화관

영화 <아가씨> 속고 속이는 사기극 끝의 로맨스

by 김제2 2024. 10. 8.

오늘은 내가 대학교 1학년에 막 입학했을 때 개봉했던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대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나는 1년 늦게 입시를 해서 남들보다 한 살 많은 나이에 연극영화과에 입학을 했고 영화와 연극에 대한 열정이 넘쳐날 때 그 유명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개봉해서 더욱 집중해서 봤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직 감독판을 보지는 못했지만 OTT를 통해 세 차례나 감상했을 정도로 이상야릇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lt;아가씨&gt; 포스터, 출처 : 포털 검색

1. 개봉일 및 관객 수

영화 <아가씨>는 2016년 5월 14일에 개봉한 작품으로, 개봉하자마자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 누적 관객 수만 약 400만 명에 달했던 흥행에 성공한 영화였습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개성있는 연출과 스토리라인 덕분에 야하면서도 이상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흥행의 한 포인트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한국 드라마에서 승승장구 중인 김태리를 세상에 알린 작품으로, 논란이 있지만 연기력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문소리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다크한 분위기 때문인지 관객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어졌는데, '호'의 사람들은 미학과 스토리에 매료되었고 '불호'의 사람들은 강렬한 성적 묘사와 폭력적인 장면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은 물론,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을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2. 영화 <아가씨> 스토리 및 연출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조선, 귀족 여성인 히데코(김민희)와 그녀의 하녀이자 유일한 벗인 숙희(김태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히데코는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을 하려는 백작(하정우)이 붙여준 하녀 숙희를 고용하게 되는데, 함께 지내며 숙희와 히데코는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반전에 반전을 거친 사기극이 시작됩니다.
속이면서도 애정하고, 아군이면서도 증오하는 미묘한 인간 감정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잔잔하게 진행되면서도 자극적인 것은 단순하게 연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각 장면이 매우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까지도 잘 드러나도록 연출을 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위에 첨부한 포스터에도 영화 속의 복잡한 인물관계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의 주인공은 하녀인 숙희지만 이야기는 히데코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히데코가 가장 중앙에, 가장 큰 영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히데코와 숙희는 손을 잡고 있는데 숙희는 맨손으로, 히데코는 장갑을 끼고 있다는 점이 속이고 있지만 진심이었던 숙희와 진심이었지만 속이고 있던 히데코의 관계성을 보여줍니다. 백작은 한손으로는 히데코의 어깨를, 한손으로는 숙희의 뒷덜미를 잡고 있는데 이 장면은 히데코를 차지하기 위해 숙희의 목숨줄을 쥐고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줄거리와 연결되는 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히데코의 후견인인 히데코는 보호라는 감투 아래 히데코를 강압적으로 구속하고 있어 머리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짜한테 마음을 빼앗겼다.'라는 문구는 언뜻 보면 위장취업한 숙희에게 마음을 빼앗긴 히데코에 대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사실 영화 <아가씨> 자체가 숙희를 둘러싼 몰래카메라였던 점을 고려했을 때 모든 거짓된 상황에 진심으로 마음을 쏟는 숙희에 대한 문장으로 해석됩니다.
 
이렇게 포스터 한장에도 복잡미묘한 연출을 모두 담은 영화인 만큼 영상 속에 담겨있는 내용이 알차고 해석도 다양하게 갈려 더욱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3. 전역 연극영화과의 감상평

연기와 연출에 모두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었지만 결국엔 모두 그만두었던 이유는 이런 예리하고 정교한 연출을 할 자신도, 섬세하고 세밀한 감정연기를 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영화<아가씨>처럼 예술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고퀄리티의 영화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상황과 현실에 부딪혀도 결국 자신들의 진심과 사랑을 따라 떠나는 히데코와 숙희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